이번에는 관습법상 법정지상권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우선 쉬운 이해를 위해 한 가지 사례를 들어보겠습니다.

A는 특정 지역의 토지와 그 위에 세워진 건물의 주인입니다. 그러던 어느날 A는 B에게 건물을 팔았습니다. 그런데 B가 자신의 건물로 들어가기 위하여는 어쩔 수 없이 A의 땅을 밟고 가야만 하겠죠. 이 경우에 다소 치사스럽게도 A가 "내 땅이니까 밟지마!"라고 한다면 B는 어떻게 해야할까요?


다소 극단적인 예를 들은 감이 있지마는, 이러한 경우에 B가 주장할 수 있는 것이 바로 관습법상 법정지상권입니다.

실제로는 위 사례처럼 ''내 땅이니까 밟지마!'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보겠지만,

토지와 건물이 본디 한 사람의 소유였다가 저당권 설정, 매매, 경매 등 다양한 이유로 하여 토지가 다른 사람인 제3자에게 넘어간 이후 그 제3자가 건물 소유자에게 건물을 철거해달라고 요구하는 경우는 꽤 빈번하게 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경우에 건물주가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알아둘 필요가 있는데요. 이와 관련하여 아래에서 관습법상 법정지상권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1. 법정지상권, 무슨 권리일까?


법정지상권은 위의 사례처럼 같은 사람이 소유하고 있던 토지와 그 위에 만들어진 지상물이 나중에 매도 등을 원인으로 하여 소유자가 달라지게 되는 경우, 즉 토지의 소유자와 지상물의 소유자가 달라지게 되는 경우에 지상물의 소유자에게 법률로 인정되는 타인 소유의 토지를 사용할 권리를 말합니다. 위 사례를 적용하자면 지상물인 건물의 소유자가 된 B에게 타인인 A의 땅을 사용할 권리가 인정되는 것이죠.



2. 법정지상권, 언제 인정될까?

이러한 법정지상권이 인정되는 경우는 3가지가 있습니다. 1) 민법에 정하여진 법정지상권, 2) 특별법에 의하여 인정되는 법정지상권, 3) 그 외에 판례에 의하여 인정되는 법정지상권 입니다. 이 중 세 번째 유형인 판례에 의하여 인정되는 법정지상권의 경우를 '관습법상 법정지상권'이라고 합니다.



3. 관습법상 법정지상권이 성립할 수 있는 요건은?


토지와 건물의 소유자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어느 일방에게 관습법상 법정지상권이 성립하는 것은 아닙니다. 관습법상 법정지상권이 성립하기 위하여는 다음의 3가지 요건을 충족하여야 합니다.


1) 토지와 그 지상 위에 세워진 건물이 같은 사람의 소유였을 것

2) 토지와 그 지상 위의 건물 소유권이 매매, 대물변제, 증여, 공유물분할, 강제경매 등에 의해 소유권이 달라졌을 것

3) 토지와 건물 소유자 사이에 건물을 철거한다는 특약이 없었을 것


이 같은 3가지 요건이 충족되면 건물소유자는 토지에 대한 법정지상권을 취득하게 되어 건물철거 요구 등에 대항할 수 있게 됩니다.



좀 더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보겠습니다. 

A가 소유하고 있던 땅과 그 위의 건물이 있었는데요. A는 땅과 건물을 B에게 팔았습니다. 그런데 그 중 땅에 대하여 저당권이 설정되어 있다가 경매로 그 땅은 C에게 넘어갑니다.

그렇다면 이 경우, 관습법상 법정지상권이 성립하는가의 여부를 따져보는데 있어 첫 번째 요건인 '토지와 건물이 동일인에게 속하였을 것'은 언제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하는 것일까요? 맨 처음 땅과 건물의 소유자가 A로 동일하였던 시점이 기준이 될까요, 아니면 소유자가 B로 동일인이었던 시점이 기준이 될까요?


정답은 '저당권이 성정되던 당시인 B가 토지와 건물을 소유하고 있던 시점'입니다.

대법원 판례(대법원 2002. 6. 20. 선고 2002다9660 전원합의체 판결)에 의하면 '법정지상권은 저당권 설정 당시 동일인이 소유하던 토지와 건물이 저당권의 실행으로 이루어진 경매로 인하여 각기 다른 사람 소유에 속하게 된 경우~(이하 생략)'라고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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